요즘은 최선을 다해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삶의 태도라고 느낀다. 이 오래되고 뻔한 말은 30대 후반이 되어서야 진정한 의미로 나에게 다시 다가왔다. 그리고 동시에, 과거에 미련을 갖지 말고 미래를 걱정하지 말라는 부정 명제들이 얼마나 허무한 제안인지 알게 되었다.
나의 몸과 마음은 항상 조금 더 사랑하는 쪽으로 향한다. 현재를 향한 삶은 감사와 평안을 동반한다. 지금 눈에 보이는 것, 피부에 느껴지는 온도와 들려오는 음악에 집중하면 다른 모든 것은 그저 뇌가 만들어내는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내 차분해지는 것과 같이.
사랑한다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어구와 관련이 있다. 다른 것을 제쳐두고 한 대상에게 몰입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어제 한 일에 대한 후회와 내일 걱정을 뒤로 하고 지금 나의 날 숨에 폐가 수축되는 것에 집중하는 순간은 매번 짜릿하다.
건설적으로 사는 것에 목표가 있기 보다는 풍요롭게 살자는 것이다. 절망과 슬픔에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쓰러져 있는 순간에 몸을 던지는 것도, 내일 해야 할 것들을 잊고 오늘 밤 술에 취하는 것도 지금을 사랑하는 것이라면 그렇게 하자는 것이다.
동영상은 사실 무수히 많은 사진의 연속이다. 선이 점의 집합인 것처럼 삶도 지금의 연속이다. 산다는 것은 탄생부터 죽음까지 이미 그어진 선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점을 계속 찍어가는 것이라는 것을 이제 조금 알게 됐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을 최고로 사랑하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가진 것에 감사하고 희로애락을 온전히 느끼며 오늘을 살아가는 것 말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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