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계획에 따르면 2022년 05월까지는 반드시 pre-Series A 투자 라운드를 마무리 했어야 했다. runway 문제도 있었지만 그냥 계획이 그랬다.
다행히도 올 해 2분기부터 버는 돈이 쓰는 돈보다 많아지면서 사정이 달라졌고, 필요 금액도 하향되어 11월이 되어서야 10억원의 투자가 마무리 되었다.
이번에 4~50명의 심사역들을 만나 치열하게 우리 서비스를 소개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겪으며 느낀 가장 큰 교훈은 아래와 같다.
"투자유치 자체를 목표나 성과로 계획하지 말 것"
자금 조달은 분명히 치밀한 계획 속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다만 외부 투자유치라는 것이 스타트업에서 워낙 큰 이벤트다보니 마치 투자유치를 해야 그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는 것 처럼 착각할 수 있다. 이것을 경계해야 한다.
(이번에 그랬던 것 처럼 어차피 계획해도 그대로 되지 않는다)
투자를 유치했으니 우리가 이 정도 규모의 회사가 된 것이 아니다. 그냥 우리 서비스가 시장에서 점점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고, 고객들의 경험이 나아지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외부자본이 투입된 것이다.
개인 간의 상거래나 일반 기업의 이윤추구와 마찬가지로 서비스나 재화, 용역을 제공해서 자본을 축적하는 형태가 본질이지, 스타트업이라고 뭐 다를 것이 없다. 투자 받는다고 해서 없던 시장가치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투자자와 자본이 만들어 놓은 게임에 말리면 안된다. 그들이 우리와 고객이 만들어 놓은 게임에 와서 플레이하게 해야 한다.
이 게임에서 유일하게 다음 stage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신규 고객이 양적으로 늘거나 기존 고객들의 경험이 질적으로 좋아지는 것이다. 그러면 매출이나 투자금이 보너스처럼 주어지는 것이다.
솔직히 진짜 재밌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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