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컨대 우리가 마약을 했다고 하자. 뇌 속의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어 마약에 취한 후 느껴지는 쾌락과 다시 한번 그 마약을 찾게 하는 동기부여 과정에 관여한다. 자극이 크면 더 많은 도파민이 분비되고 다시 그 자극을 쫓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마약 중독이다.
신경과학자들은 또 쾌락과 고통이 뇌의 같은 부분에서 처리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둘은 저울에 놓여있다. 그리고 이 저울은 계속해서 수평을 유지하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쾌락을 경험하게 되면 도파민이 분비되어 저울이 기울고, 수평을 맞추기 위해 그만큼의 고통을 느끼게 된다. 우리가 쾌락을 느낀 후 허무함이나 죄책감에 휩쌓이는 이유다.
쾌락에는 내성이 있다. 이는 신경적응이라고 불리는데, 한번 경험한 쾌락은 곧 시시해지고, 계속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게 된다는 것이다. 계속 기울어져가는 저울의 수평을 맞추려면 더 많은 고통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인간은 쾌락의 노예가 되어 고통에 사무친다.
도파민은 인류가 생존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칼로리 높은 음식을 섭취하거나 섹스를 할 때 분비되어 다시 그 것을 하게했다. 그렇게 살아남아 번식한 것이다.
이제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서든 너무 쉽게 자극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엄지손가락을 위로 살짝 튕기는 노력만으로 도파민이 쉼없이 분비되며 더 재미있는 영상을 찾아 몇시간이고 쳇바퀴 속에서 목적 없는 달리기를 한다.
나는 최근 'Social-media-scrolling' 에 빠져 수십 분 씩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큰 도움이 됐다.
먼저 우리 뇌에서 도파민이 하는 역할을 이해하고, 쾌락의 위험성을 알고 나니 절제가 한결 쉬워졌다. 내가 계속 다음 콘텐츠를 보고싶어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만 알아도 생각보다 쉽게 그만둘 수 있다.
대신에 지루함과 친해지기로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을 즐기는 것이다. 쾌락도 고통도 없는 무자극 상태를 온전히 느끼고 내 마음을 들여다 보는 것이다. 굳이 각잡고 명상을 하지 않아도, 여유가 있을 때 마다 마음을 차분하게 가다듬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연습을 통해 저울의 지배자가 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쾌락 과잉의 시대, 도파민 네이션에 살아가는 우리는 좀 심심해야 건강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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