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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글

따뜻한 글을 잘 쓰고 싶다. 무심코 읽게 된 첫 문장에 자연스럽게 빠져들어 다음 문장, 한 단락을 읽고 또 그 다음이 궁금해져 이내 다 훑고 나면 어딘가 모르게 위로가 되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다.


20대, 어린나이에 사업을 시작하는 바람에 혹시 누가 무시할까봐 말에 힘을 주는 버릇을 길렀다. 빠르게 결단하고 명확하게 거절해야 했기 때문이다.


말이 바뀌니 표정이 바뀌고, 관계가 건조해졌다. 이윽고 나는 차가운 사람이 되었다. 친절과 겉치레가 없어지고 정보전달과 의사표현만 중요했다. 그렇게 사업계획서와 경영리포트를 잘 쓰는, 그런 사람이 된 것이다.


이제는 따뜻한 글을 잘 쓰고 싶다. 날카롭게 본질을 파악하여 해결책을 제시하는 논문이 아닌 공감하여 안아주는 운문을 쓰고 싶다. 아무도 읽지 않는다면 스스로에게 위로가 되는 글이라도 좋다.

말과 글의 온도는 의도에서 자유롭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웃으면서 거절하고 친절하게 명확해질 수 있는 것이다.


삶은 희로애락과 따뜻한 관계들로 풍요로워진다. 물질적인 성공과 명예는 오히려 풍요로운 사람에게 주어지는 보상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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