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틴더라는 서비스를 알게 되었다. 극히 단순화된 UX로 어떻게든 효율적으로 행동하려는 인간의 본능을 충족시킨다. 간혹 매치가 되었을 때, ‘아니, 이 사람도 날 오른쪽으로 넘겼다고?’ 라는 설렘에 중독되어 하루종일 손가락을 까딱거리게 한다. 소문대로 정말 잘 만든 앱이다.
![](https://static.wixstatic.com/media/edfafb_ec29e3b1dc75484e80919c89a29583df~mv2.png/v1/fill/w_507,h_272,al_c,q_85,enc_avif,quality_auto/edfafb_ec29e3b1dc75484e80919c89a29583df~mv2.png)
많은 지식인들이 대부분의 디지털네이티브들은 앞으로 틴더와 같은 온라인 서비스로 파트너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틴더를 비롯하여 전세계 다수의 데이팅앱을 운영하는 매치그룹(Match Group, Inc.)의 성장그래프가 실제로 어마어마하다.
계속 변하는 환경에 적응하여 생존에 적합한 사람이 번식에서 이익을 보게된다는 다윈선생님의 자연선택설에 따르면 ‘온라인 데이팅’ 메커니즘을 잘 이해하고, 사진을 멋지게 찍어서 올리는 능력이 매우 중요해졌다. 그럴 듯해 보이지만 과하지 않은 bio를 적어내는 감성도 필요하다.
그런 ‘틴더적응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어떻게든 자신의 유전자를 많이 퍼뜨려야 하는 이 무한경쟁의 인류사회에서 서서히 도태될 것이다. 애초에 ‘첫 만남’에 대한 절대적인 기회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다윈 선생님은 틴더를 어떻게 사용하셨을까.
아이를 잘 품을 수 있을만한 골반과 적절히 운동을 하며 건강히 살고 있다는 gym selfie 정도의 사인을 보고 오른쪽으로 넘긴다.
월 4달러를 결제하고 일단 모든 프로필을 오른쪽으로 넘겨놓은 후 최대한 매치의 가능성을 높인다.
자본주의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뜻을 담아 초 베스트 셀러인 자신의 책 ‘On the Origin of Species’ 커버를 찍어올린다.
수렵시절을 지나 신체의 크기나 운동 능력이 생존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게 되는 환경의 변화는 수 만년에 걸쳐 진행됐다. 단 수십년 사이에 틴더와 아이폰이 바꾸어 놓은 이 변화에는 어떤 기질이 선택되고 도태될까.
틴더는 자연선택에 어떤 영향을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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