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 전에는 참 글을 많이 썼다. 짧은 글로 감정을 거침없이 표현하기도 했고, 깨닳음을 긴 글로 장황하게 늘어놓기도 했다. 정리되지도 않았고 재미도 없는 글들이었지만 그래도 많이 썼다.
이제는 그렇게 못쓴다. 내 감정의 표현은 항상 예술가들의 창작물보다 덜 감동적이고, 나의 깨닳음은 철학가들이 이미 오래전에 정리해놓은 이론 중에 하나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표현하는 것 보다 답습하는 것을 즐기기 시작했나보다. 종류를 가리지 않고 읽었다. 그들의 작품과 논리에 감탄하며 나도 언젠가는 이렇게 멋진 생각과 감정을 활자로 옮겨보겠다고 다짐하면서.
그런데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책들이 늘어갈수록 글쓰기는 계속 더 어려워진다. 알면 알수록 내가 모른다는 것만 더 뚜렷해진다. 그럼 난 언제 글 쓸 수 있을까?
2022년에는 조금 더 용기내어보기로 했다. 5~6년 전은 내가 사업에 뜻을 두고 세상과 주변사람들을 바라보기 시작한 때다. 그 때부터 나는 많은 것을 두려워했다.
이제 깨달았지만 비문이든 헛소리든 뱉어냈어야 했다. 틀려도 그만인 나의 오리지널리티를 바깥으로 드러내어 사람들에게 들려줬어야 했다.
글을 쓰지 않은 것이 0이고 쓴 것은 1이며, 0은 무의미하고 1은 의미있다. 쓰다 만 것과 쓰고 지워버린 것도 0인데, 한 마디만 썼어도 1이었다.
확률과 통계는 0.7 정도가 있는 것 처럼 의사결정을 방해하지만 사실 미시적인 우리 인생은 0아니면 1이다. 1에 다다르지 못하고 어딘가에서 타협하려고 한다면 결국 0이 된다.
1이 넘치는 올 한 해가 되길. 2022년에는 내 감정과 철학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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