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그래도 해 내야한다

2024년 종무식을 12월 31일에 했다. 근사한 슬라이드를 만들어서 팀원들과 의견을 나눴다. 그 내용들에 대해서는 사실 나도 확신이 별로 없다. 그래도 열정적인 눈빛으로 호소했다. 우리는 이렇게 한 해, 대단하게 성장했고 내년에는 더 나아갈 것이라고. 비전은 이러이러한데, 나와 당신들, 우리 팀은 이렇게 시장을 혁신할 것이라고.


크든 작든 어떤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CEO는 항상 비슷한 상황에 놓이는 것 같다. 나도 잘 모르는 것들에 대해 매일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고, 그 결정에 대한 그럴듯한 논리를 마련해야하며, 팀원들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한 번 결정을 내리면 꾸준히 실행해야 하고 혹시 일이 잘못되면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


하드코어가 따로없다. 미래의 일에 대해, 혹은 만질 수 없는 시장이나 사업의 비전에 대해 명확히 규정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매일 그 것을 해야 한다. 불명확한 것들을 정리하고, 말하고, 설득하고 또 실행해야 한다.


그래도 해 내야한다. 십 수명의 월급을 줘야 한다는 책임감과 우리 서비스를 통해 삶을 살아가는 고객을 생각하면, 이러나 저러나 내일 아침 아홉시에는 화이팅을 외쳐야 하는 것이다. 모르는 것과 가보지 않은 길은 막연히 두렵다. 하지만 두려운 것은 감정이다. 감정은 마음을 달리 먹으면 1초 만에도 바꿀 수 있다.


2025년에도 기꺼이 잘 해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짓을 십년 가까이 해 오면서, 삶에 만족하고 있으니 그나마 감사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나는 계속 할 수 있다.


성공은 어차피 운이다. 운은 언젠가 올 것이고, 나는 그 것을 꾸준한 마음으로 기다리면 된다. 내일 하루도 내가 할 수 있는 일들로 가득 찰 것이고 이제 맞이하는 2025년도 결국 그럴 것이다. 불안하고 힘들지만 해 내야하고 결국 매일을 그렇게 살아낼 것이다.


해 내야 한다. 내가 모르는 것들도 다 아는 듯이 정의해야 한다. 불안과 싸워야 하고 동료를 설득해서 전진해야 한다. 솔직히 빡세지만 동시에 조금 설렌다. 한 해를 시작하는 시간에, 이런 미묘한 두근거림에 대해 적어두고 싶었다. 2025년도 화이팅이다.



조회수 30회

Comments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