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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서비스

쎄 보이는 경쟁서비스가 등장했을 때 기분은 별로 좋지 않다. 리서치를 해보기도 전에 막연한 두려움이 든다. 별일이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괜히 불안하고 위축되기까지 한다.


오늘 우리와 똑같은 서비스가(심지어 이름도 비슷하다..) 론칭 하기도 전에 40억이 넘는 시드투자를 유치했다는 기사를 봤다. 일이 잘 안 되길래 창업자를 검색해봤다. 엑싯 경험이 있는 노련한 창업자가 투자금도 넉넉히 확보했으니 정말 쎄 보이긴 한다. 어떤 VC가 투자를 했는지도 찾아봤다. 내가 pre-A 투자 라운드를 돌며 만났던 VC들이 포진되어 있었다. 그 심사역들의 얼굴이 스쳐지나간다. 이런저런 이유로 투자를 고사했었는데, 론칭도 안한 서비스에 수십억을 어떻게 넣었지?


결국 내가 부족했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조금 쓰리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같은 비즈니스모델로 옆 동네에서 투자를 제대로 유치했으니 시장 규모는 어느정도 증명 됐다는 것이다.


하긴, 일찍이 2021년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뭔가 경주마에 올라탄 기분을 느끼긴 했다.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면서도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괜히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상황을 즐기게 된 것인지 뭔지, 경쟁을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한 두달 아침에 회사를 어서 가야 한다는 생각에 눈도 번쩍 뜨고, 잘 하지 않던 야근을 매일 하는 나를 발견하고는 가끔 낯설었다.


예상도 했고 올 것이 왔을 뿐이다. 내가 무슨 공학박사에, 연구실에서 탄생한 딥 테크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아닌이상 앞으로 경쟁자는 계속 자주 생겨날 수 밖에 없다. 쎈 놈이 치고 나왔으니 우리도 더 단련하기로 하자.

경쟁자라기 보다는 우리의 성장에 함께하는 파트너 정도로 정리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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