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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lessons



명의신탁으로 팔자에도 없던 어마어마한 토지의 소유자가 됐던 아버지는 결국 경매로 그 땅의 실 소유주가 바뀌면서 양도 소득세 때문에 고생하셨다. 아무 것도 남은 것은 없었다.


어릴때부터 법을 아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체감한 나는 변호사가 되고 싶었다. 시골에서 자라 학원 한 번 제대로 다녀본 적 없었지만 새우 잠을 자며 고래 꿈을 꿨다.


법대에 진학하게 됐고, 악착같이 공부했다. 매번 1등을 했다. 수석으로 졸업했고 로스쿨에 한 번에 합격했다. 아버지 고향 근처 국립대학교에 있는 법학전문대학원이었다. 입학금을 내고 학교 근처 자취방을 알아봤다. 학비와 생활비를 합치니 한달 지출이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학생 시절처럼 내가 주말에 영어과외를 하는 걸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아직도 기억한다. 대월면 사동리에 있는 작은 횟집이었다. 광어 우럭이 섞여있는 메뉴를 시키고 어머니, 아버지, 나 이렇게 셋이 앉았다. 아버지는 돈을 빌려보겠다고 했다. 그 때 나는 그 말의 무게를 알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로스쿨을 준비하며 대기업에 원서를 몇 개 넣어놨었는데, 서류는 거의 다 합격을 했고, 면접만 다녀와도 교통비로 10만원씩 주더라. 대학교 졸업반이 마음 편하게 할 만한 아르바이트 같은 거였다. 한 회사에 최종합격을 했다. 그리고는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꿀 선택의 순간에 놓였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로스쿨에 갈까? 아니면 회사에 취직을 해버릴까. 한달을 고민하다가 결국 로스쿨 입학을 취소하고 입학금을 돌려받았다. 회사에 가서 열심히 배우고 돈을모아 나중에 내 돈으로 진학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물론 계획대로 되진 않았다. 지금 자문해본다. 잘 한 선택이었을까. 내 삶의 선택들이 잘 한 선택이었는지, 아니었는지 결정되는 것은 그 선택 자체가 어차피 아니다. 그 선택으로 인해 주어진 삶에 얼마나 충실한지가 중요하다. 아직도 그 선택을 잘 한 선택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남았다. 지금 삶에 충실하면 된다. 결정의 기로에 놓였을 때 고민하는 에너지와 선택한 이후 괜히 밀려오는 후회로 고통스러워하는 수고를 아껴서 지금 내 앞에 있는 것들에 충실해보자. 기회비용이 클수록 더 열심히 살 수 밖에 없다. 어느 순간 또 큰 결정을 해야하는 순간이 온다면 나는 이렇게 할 거다. 어떤 선택을 하든 나는 최선을 다해 살아갈 수 있다. 일단 지금 당장 끌리는 것에 투자하자. 그렇게 나는 매 순간에 집중하고 현재를 사는 법을 배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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