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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대기업에서 나왔다. 그토록 갈망하던 법무팀에 사표를 냈다.

한 달 전이다. 경제적인 풍요로움이 있었고, 새로운 것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대체가능한 큰 기계의 부품일 수 밖에 없는 삶이 싫었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과 주말만을 기다리는 평일에 질렸다. 무엇보다 가슴떨림이 없었다. 그게 가장 큰 이유였다.

브리즈번에 있는 의류 스타트업에 합류했다.


그래서 여기 지구 반대편까지 왔다. 그리고 오늘 새로운 회사에 첫 출근을 했다. 전에 있던 회사와 비교도 안될 정도로 작은 회사다. 물론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사회생활 1년만에 뭘 그렇게 많은걸 이뤄놓았다고, 그거 내려놓는게 생각보다 힘들더라.

하지만 선택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무엇을 선택하든 내가 그 선택에 얼마나 책임감을 갖고 임하느냐에 따라 그 선택이 옳았는지 아닌지 판단되니까.


이제 내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할 일만 남았고 분명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든다. 내 인생 앞에 더 큰 선택들이 있겠지만 별로 두렵지 않다. 주위 환경을 탓하는 것은 결국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도 증명됐다.


가슴이 떨린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뱃머릴 돌릴 준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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