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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

사업을 시작하고 수많은 무대에 올라 비즈니스 피칭을 했다. 보통 5분 정도가 주어지는데, 타이머가 0이 되기 전까지 어떻게든 우리 사업을 설명해 보겠다고 발버둥쳤다.


발표가 끝나면 Q&A시간이다. 앞에 앉아서 고작 5분 듣고 우리 서비스의 사업성과 나의 진정성에 대해 판단하는 심사위원들이 못마땅했다.


그런데 오늘 한 데모데이에 초청받아 심사를 하게 됐다.


창업팀들의 피칭을 들으며 내가 여기 앉아서 뭘 하고있나 싶기도 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다. 최대한 비판적인 시각으로 날카로운 질문을 하려고 노력했다. 그들도 내가 아니꼬웠을거다.


아니 근데 나도 하릴없이 가서 앉아있는 것도 아니고 높은 시급을 받으며 의뢰받은 일인데 대충 할 수는 없었다. 나 아니어도 누군가는 그 자리에 앉아서 그 역할 했어야 했다.


내가 싫어 했던 심사위원들은 그냥 자기일을 충실히 했을 뿐인거다. 심사위원들을 향해 가지고 있던 나의 부정적 감정이 무의미해졌다.


나도 그냥 내 일이나 열심히 하고 있는데 누군가 미워할 것 같다. 그래도 괜찮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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