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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새벽기도를 거르지 않으시는 엄마와, 이른 아침부터 오리들을 돌보셔야 하는 아빠는, 보통 저녁 9시면 주무시지만, 어버이날이라고 찾아온 아들과 함께한 술 자리에서 새벽 1시 까지 하품한 번 하지 않으셨다.


당장 행복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나에게, 오늘은 힘들더라도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그리고 가정을 위해, 40도가 넘는 중동에서 건설노동자로 일하셨던 아버지의 경험담과 공기도 잘 안통하는 평화시장에서 미싱을 돌리시던 엄마의 경험담은 의연히 숙연해지고, 괜히 코 끝이 찡해지는 최고의 안주다.


부모님이 살아오면서 느꼈던 인생의 교훈들, 눈빛만으로도 사랑과 아낌이 느껴지는 진솔한 대화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값지다.


어버이날을 기념해서, 강부자 할무니 공연도 보여드리고 이것 저것 뭔가를 해 드리려고 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받고만 가는 것 같다.


어쩐지 오늘 도착하자마자 쌀은 남았냐고 물으시더라. 내일 서울집에 가는 손이 여러 반찬들과 생활 잡화들로 무거울 예정이다


난 언제쯤 이분들의 큰 사랑을 감당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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